환영회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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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23일 화요일

추경예산과 확장적 재정정책, 그리고 성장동력


얼마 전에 약 19조3천억원 정도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이 계획되었다는 보도를 보았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009년 28조를 편성한 추가경정예산에 이어 2번째로 큰 규모라고 하는데요, 그런데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좋지만, 그 '약빨' 이 얼마나 먹힐지는 의문이라고들 합니다.

특히, 2009~2010 글로벌 금융위기를 대비하는 과정에서 세계각국의 경우 추가적인 재정정책 규모의 비중이 줄어들게 되면 (즉, 전년도에 비해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지출의 편성이 감소하게 되면) 재정정책승수가 오히려 (-) 를 기록할 수도 있고,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지출의 편성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되면 재정승수는 (+)를 기록하긴 하지만 그 값은 작아지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음 표를 보시죠.


 
재정정책 규모(A)
(GDP 대비 비중)
경기부양 효과 (B)
(재정정책 효과 없을 경우와의 성장률 차이)
재정승수(B/A)
2009
2010
2009
2010
2009
2010
미국
1.9
2.9
1.3
1.4
0.7
0.5
EU
0.9
0.8
0.5
-0.2
0.6
-0.3
일본
1.4
0.4
0.7
-0.2
0.5
-0.5
아시아
1.5
1.3
1.3
-0.9
0.9
-0.7

- 자료. IMF, The Case for Global Fiscal Stimulus, 2009. 3.


이것을 보면 재정정책의 '약빨'. 즉 '재정승수' 는, 전년도의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지출의 편성에 대한 상대적인 재정지출의 크기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GDP 대비 추가적인 재정지출을 전년도에 비해서 줄인다면 이로 인해 경제성장률은 크게 감소하게 되고 (특히 아시아의 경우), 추가적인 재정지출을 전년도에 비해 크게 늘린 미국의 경우 경기부양효과는 약간 증가하였으나(2009년에 비해), 추가적인 재정투입의 총량에 비해 그 상대적인 효과(B/A)는 상당히 감소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흔히 세계 경제의 성장동력이라고 해서, 경제의 생산수준(거시경제에서는 총공급곡선이라고도 합니다만)을 늘릴 수 있는 원동력이 필요하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가령 1960년대에는 전쟁 직후 회복-팽창기라는 성장동력이 있었고, 1990~2000년 초반에는 IT 기술의 급성장과 컴퓨터의 보급 증대 등으로 인한 성장동력이 있었지요. 하지만 최근에는 전세계적으로 이렇다 할 성장동력이 보이지를 않습니다. (물론 스마트폰 산업의 성장 같이 부분적으로 급성장을 보이는 부문은 있으나, 경제 전체의 총수요/총공급을 활성화시키는 원동력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렇게 따지고 보면, 결국 재정정책이라는 것은 전년도에 비해 추가적인 재정지출을 늘리지 않으면 경기부양 효과가 없게 되고, 전년도에 비해 크게 늘린다고 하여도 점점 약빨이 떨어져 재정승수는 0에 가까워 질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정부부채가 한도를 넘어서면 남유럽 국가들이 보인 모라토리엄이나 디폴트 등이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겠지만요. )

따지고 보면 새로운 성장동력 및 혁신적인 기술이 어서 등장하여 경기침체의 문제를 한큐(..)에 해결해주기를 조마조마하게 기다리면서, 일단 급한 불은 급증하는 재정지출 편성으로 하루하루 연명하는게 현재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의 현실인 듯 해서 씁쓸한 생각이 듭니다. 물론 속칭 '신 성장동력' 이 혜성같이 등장하여 급한 경제문제를 한방에 해결해 준다고 하여도, 지속적으로 성장동력을 발굴하지 않으면 거대한 기술충격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도 기껏 10년 안팎에 그치는바 똑같은 상황에 직면하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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