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회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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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25일 목요일

과외 시장에서 확인한 경제학 개념들2.


저는 아파트 게시판 과외 시장에 뛰어 들어 많은 수의, 온라인 과외시장보다 상대적으로 고액 과외를 구할 있었습니다. 지난 글에서 이유를 말씀 드렸는데(1. 적은 수의 공급자, 2. 온라인 과외 시장 접근의 어려움, 3. 많은 수의 잠재 고객), 이들 이유가 시장의 특성에 기인한 것이었다면, 이번 글에서는 고액 과외를 구하기 위해 제가 어떤 전략(?) 펼쳤는지를 추가적으로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첫째, 저는 고액 과외를 하기 위해 3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하였습니다. 3 자녀를 학부모들은, 다른 학년의 자녀를 학부모보다 동일한 조건의 과외 상품에 대해 높은 지불의사가격을 지니는 경향이 있습니다. 수능까지 1년이 남지 않은 시점에서 어떻게든 자녀를 대학에 보내야 한다는 절박함(필요성) 더욱 커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둘째, 저는 절대로 과외비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고, 무료 시범과외를 시행하였습니다. 보통은 학부모들이 생각하는 과외비와 과외선생이 제시하는 과외비가 비슷한 수준일 경우, 과외가 성사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경우 고액의 과외로 이어지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무료로 시범과외를 시행하는 경우 얘기가 달라질 있습니다. 왜냐하면, 가격 협상에 앞서 시범과외를 통해 학생이 제가 제시하는 과외상품에 대해 만족하는 상태가 되면, 학부모는 자녀가 원하기 때문에 반드시 저의 과외상품을 구매하려 하고, 결과 학부모가 처음 가졌던 지불의사가격보다 높은 과외비를 제시하더라도 과외가 성사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연령대가 높은 학보모의 경우 온라인 과외 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짐으로 인해 가격 비교가 힘들고, 가격 비교가 가능한 경우에도 과외라는 교육상품의 품질을 비교하여 가격대비 높은 상품을 솎아 내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입니다. (성분함량을 표시한 음료, 제품사양을 표시한 전자제품과 달리, 과외는 객관적 지표보다는 시범과외를 통한 주관적 인상에 의존해 선택되어야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렇게, 과외라는 상품의 질을 정확히 판별하기 어려운 경우 고액과외로의 길이 열리게 됩니다. 왜냐하면, 학부모들 일부는 과외비가 높을수록 과외의 질이 높을 것이라 예상하고, 인생의 중요한 시점으로 여기는 자녀의 3 시절에 아낌없이 투자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고액과외에 응하기 때문입니다. – 사실, 가격이 높을수록, 제품의 질이 높을 거라는 생각은 일리가 있습니다. 비싼 돈을 주고 샀으나, 질이 형편없는 경우 소비자 수요는 급격히 감소할 것이고, 자연스럽게 제품 가격은 떨어질 테니까요. 이런 맥락에서, 높은 가격을 유지한다는 것은 만큼 질이 좋다고 생각할 있겠습니다. 하지만, 과외와 같이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피드백이 제한된 시장에서 가격이 높을수록 질이 높다라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그런지는, 뒤에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상 제가 고액과외를 성사시킬 있었던 이유를 적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지금부터는 고액과외가 계속 유지될 있었던 이유를 간단히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과외가 진행됨에 따라, 소비자들은 과외 상품에 대한 효용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있게 됩니다. 따라서 소비자는 과외 시작에 앞서 자신이 가졌던 지불의사가격을 조정하고, 이에 따라 일부의 소비자는 가격이 높다고 판단하여 과외상품 구매를 중단할 것이라 기대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3 과외 생들 중간에 그만 두는 학생은 거의 없습니다. 하나의 이유는, 다른 과외 상품으로 옮겨가는 전환비용(새로운 과외를 알아보고, 과외 상품에 적응하는 등의 비용) 때문일 것이며, 시간의 가치가 굉장히 중요해진 3이라는 시점은 전환비용을 상당히 크게 만듭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로 3 대상 과외 시장에는 소비자의 피드백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제가 말한 피드백이라는 표현은, 신제품을 처음 사용한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함에 따라 제품의 질을 정확히 판단하게 되면서 다음 구매 과정에서 소비자의 수요가 조정되어 가격이 조정되어 지는 과정을 말합니다. 3 과외시장에서 피드백 과정이 제한되어 있는 까닭은, 기존에 과외상품을 구매했던 소비자가 구매의사를 통해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명의 자녀를 부모의 경우, 구매 행위자체가 일어나지 않게 되고, 다음 년도에는 과외상품의 질에 대해 알지 하는 새로운 소비자(3 학생) 등장합니다. 이런 이유로, 앞에서 피드백 과정이 제한된 시장에서는 가격이 높을수록 질도 높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오류일 있다고 말씀 드린 것입니다. 낮은 질의 상품도 높은 가격을 계속 유지할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과 제품의 특성을 이용해, 과외시장에서 꽤나 돈을 벌었지만, 과외사업을 년간 지속하면서 가지 깊은 회의감, 반성에 빠졌습니다.

제가 과외를 했던 학생 일부는 수능점수가 향상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이들 소비자는 과외상품에 대한 실질효용이 매우 낮다는 것을 1년간의 높은 과외비를 지불하고야 깨달은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실질효용보다 높은 수준의 과외비를 지불해왔으며, 구매하지 않았어야 상품을 구매한 꼴이 되었습니다. 과외 성사 시점에서 과외상품에 대한 (소비자 스스로 추측하여 설정한) 소비자 효용과 구매 소비자의 실질효용간의 괴리에서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였는데, 과외상품 판매, 거래를 통해 공급자와 소비자 양측이 이득을 보기보다는 공급자인 저만이 이득을, 그것도 소비자의 실질효용 보다 높은 과외비를 받음으로써 결과적으로 소비자의 부를 강탈한 꼴이 되었습니다. 자신만이 이득을 이러한 거래를 정당화할 논리는 어느 정도 존재하였습니다. 과외를 통해 소비자에게 제품의 질을 정확히 보여주었고, 소비자 스스로가 자유의지에 따라 제품의 질을 판단하여 과외를 계속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행한 가지 행위가 과외상품 판매에 대한 깊은 회의감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과외 경력이 많은 공급자는 조금만 가르쳐보면 학생의 수능점수가 향상되기 어렵다고 쉽게 판단할 있습니다. 저의 경우도, 과외가 진행됨에 따라 수능점수를 향상시키기 어렵다고 판단되던 학생이 몇몇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과외를 그만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지 않음으로써 이러한 정보를 숨겼었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어린 시절부터 사회로부터 학습되어 3 학생들이 대부분 가지고 있는 대학에 가야 . 그렇지 않으면, 경제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낙오자가 거야.’라는 생각이 옳다고 주장하며, 대학에 들어가면 좋은 직장에 취업할 있고, 장밋빛 미래가 기다리고 있어 라고 속삭임으로써 과외를 계속해 나가곤 했습니다. 이것은 굉장히 못된 행위입니다. 실제로 이런 학생들에게는 고액의 과외를 받고 3이라는 기간을 4년제 대학의 문턱에 발을 들여놓는데 쓰기 보다는, 전문적인 기술을 배우는데 할애하는 것이 오히려 생의 소득을 증가시키는 방안일 있습니다. (그리고, 고액의 과외비와 4 동안의 학비로 자산을 낭비하는 일을 예방할 있습니다.) 결국, 저는 이러한 진실을 은폐하여, 자신의 이윤은 극대화하였지만 다른 사람이 생에 효용을 극대화할 있는 길을 막았습니다.

이상의 경험을 통해, 저는 정보가 (공급자에게 유리한 쪽으로) 비대칭적인 상황에서 소비자의 효용이 심각하게 침해 있다는 사실을 직접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과외 시장(뿐만 아니라 사교육 시장이 마찬가지일 텐데) 대학에 가지 않으면 낙오자가 거라는 생각을 확대-재생산함으로써 소비자들로 하여금 과외상품을 구매하도록 하는 강제성을 띈다는 사실을 목격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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