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회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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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9일 월요일

Why Inequality Matters?



Flyingbunny님의 이번 포스트를 읽다가 필자는, 여러 매체를 통하여 불평등, 혹은 양극화가 매우 중요한 문제임은 알고 있었고 적게나마 그 양상 등에 대한 자료를 찾아본 적 또한 있었지만, 정작 불평등도의 심화가 어떤 문제를 발생시키는지, 특히 어떤 경로로 경제성장1)을 저해하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바가 없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해서 이 주제 - 왜 불평등이 문제인가 - 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 하였는데요, 이번 포스트에서는 조사를 통해 찾게 된, 적어도 이 분들의 의견이라면 저의, 그리고 여려분들의 의견을 정립하는 데에 있어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는 세 경제학자분들 - Daron Acemoglu, Joseph E. Stiglitz, 그리고 Mark Thoma -의 의견을 소개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Why does inequality matter에서 Mark Thoma는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소득을 얻는 완벽하게 평등한 사회와 한 사람이 모든 것을 소유하고 나머지는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완벽하게 불평등한 사회 모두 최대속도의 성장을 이룰 수 없으므로, 성장을 최대화 하는 수준의 불평등도는 위의 둘 사이 어디인가에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Mark Thoma가 말하는 최적수준의 불평등도가 존재할 지는 의문이지만 불평등도의 양극단 부근에서 성장이 느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은 수긍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 상당수 나라의 분배구조변화가 극소수에게 대부분의 부가 편중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고려할 때2), 앞으로 불평등도는 우리사회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음을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Economic power begets political power에서 Daron Acemoglu는 1. 사람들은 불평등도가 높은 사회를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2. 많은 부를 소유하고 있는 그룹은 그렇지 못한 그룹에 비하여 더 많은 자원을 자녀들에게 제공해줄 수 있으므로 불평등도가 높은 사회일수록 기회의 평등 또한 달성하기 어려워지며, 가장 중요하게 3. 경제력은 정치권력을 낳고 정치권력은 또다시 경제력을 낳기 때문에 지나친 불평등도는 문제가 된다고 말합니다. 로비와 선거자금제공 등을 통한 금융부문과 정치가들 사이의 관계는 금융규제완화를 가능케 하였고, 이는 금융업계종사자들 중 최상위임금소득계층의 임금이 다른 산업의 같은 계층에 비하여 훨씬 빠른 속도로 상승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으며 이는 또한 근래의 금융위기의 발생과정에 영향을 주었다는 Acemoglu의 예시는 세 번째 불평등도로 인한 문제점이 어떻게 경제발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설명해 준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Of the 1%, by the 1%, for the 1%에서 Joseph E. Stiglitz는 1. 불평등도의 증가는 기회의 감소를 가져오며 기회평등의 감소는 ‘사람’이라는 자산을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없게 만들고, 2. 독점력 및 특수이해집단을 위한 조세특례 등 불평등도 증가를 가져오는 왜곡은 경제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이러한 불평등도 증가는 또 다른 왜곡을 통해 경제의 효율성 저하를 심화시키며3), 가장 중요하게 3. 현대경제는 정부가 주축이 되어 투자하는 사회기반시설, 교육, 그리고 기술 등을 필요로 하지만, 최상위 소득계층은 이러한 것들을 정부의 도움 없이 자기 스스로 충당할 수 있으므로, 자신들의 조세부담으로 돌아올 정부의 이러한 투자를 원치 않고 이는 (현재의 미국과 같이) 부의 편중이 심한 국가일수록 정부에 의한 투자가 적어지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불평등도는 경제발전을 저해하는 원인이 된다고 말합니다. 세 번째 이유의 경우, 금융위기가 전개되고 있을 당시 보조금을 받아 회생한 금융기업들이 곧바로 보너스잔치를 벌였던 일을 떠올린다면 이것은 그렇게 비관적인 예측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경제성장과 평등주의에 기반 한 소득분배의 공평성, 즉 불평등도의 완화가 서로 상충관계에 있는 듯 무엇이 우선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논쟁합니다. 하지만 위의 주장들이 사실이라면,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경제성장을 위하여 불평등도의 완화는 반드시 달성되어야 할 목표임에, 즉 경제성장과 불평등도의 완화는 함께 추구되어야 할 목표임에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1) 왜 경제성장을 추구해야 하는지의 문제는 불평등도 문제만큼이나 복잡하고, 방대한 소재이기에 이번 포스트에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2) Income inequality in America에서 볼 수 있듯 많은 분석들이 이것이 사실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3) 이 글에서 Stiglitz는 수많은 재능 있는 젊은 인력들이 천문학적인 금액의 보너스를 좇아 더욱 생산적이고 건강한 경제를 만들 수 있는 산업이 아닌 금융업에 발을 들이는 현실을 예를 들고 있습니다.
* 미국의 경우, 상위 1%의 연소득은 미국경제 전체의 25%이고, 그들의 부는 전체의 4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 How does inequality matter - 이곳은 이 주제에 관한 “금맥”입니다.

댓글 6개:

  1. 불평등도 증가는 단기적으로는 몰라도 중기적으로는 확실히 비효율적인거 같아요. 가장 쉬운 직관적 예라면 인적자본이랄까..? 가령 대기업 회장 아들 같은 경우는 인적자본을 형성하기 위해 1인당 수십억 수백억을 (혹은 더 많이?) 쏟아부을지 모르는데 수십억이면 석박사 통합과정을 생활비 포함 10명은 지원할수 있죠 ㅋㅋ 그렇다고 회장아들한테 축적된 인적자본이 박사급 인재 10명보다 나은거 같진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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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제가 요즘 가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히도 긁어 주셨네요ㅎㅎ 그런데 Mark Thoma의 의견의 경우, 사람들이 기대하는 인적자본투자함수에 영향을 미쳐서 경제 성장을 저해한다는 말인가요?
    한편 '경제성장'이라는 것은 결국 총소득의 성장을 의미하므로, 공리주의적인 바탕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컨데 열 사람이 예전보다 2씩 더 벌고, 한 사람이 19를 잃는 것은, 전체 사회로 보면 성장일테니까요. 미시경제학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배제하려고 '파레토 효율'개념을 자주 사용하는 것 같은데, 거시에서는 그런 유사한 개념이 없을까하는 의문이 드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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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모든 생산물을 빼앗아 한명, 내지는 소수가 모두 가지고, 나머지는 최저생활수준만을 유지할 수 있는 사회 (중세시대, 식민지시대, 등)와 모든 생산물을 빼앗은 다음 모두에게 공평하게 재분배하는 사회(사회주의국가, 등)의 경우 그 사회의 구성원은 열심히 일할 인센티브가 없음을 우리는 이론적으로, 그리고 경험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적자본투자를 노동생산성향상을 위한 노력이라고 본다면 이런 사회에서는 인적자본투자를 위한 인센티브 또한 존재하지 않겠지요. Mark Thoma는 이러한 사실을 캐주얼하게 이야기한 것 같습니다.

      “어떤것이 경제성장인가”에 대해서는 flyingbunny님의 이전 글에서와 같이 경제학자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경제성장을 사회후생의 증가로 보는것이 옳을 것이다는 것에는 많은 분들이 동의해 주실 것이라 믿고 있는데요(이경우 소득은 후생의 proxy정도가 되겠지요, 그것도 그다지 좋지 못한...), 하지만 사회후생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과 그것의 증가는 어떤 방식으로 잴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은 또다른 어려운 문제일 것입니다. 이를 연구하는 분야가 재정학 안의 후생경제학일텐데요, 파레토 효율성, 파레토 개선 등은 사회적 변화가 개선인지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고, 이를 위하여 보상의 원칙 등이 연구되었지만, 이보다는 차라리 명백한 가치판단(공리주의, 평등주의, 등)하에서 기수적 사회후생함수를 만들어 이를 판단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지 않겠냐는 내용을 재정학 시간에 배운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거시에서도 사회후생함수를 최대화 하는 자원배분을 구하는 문제를 DSGE등을 통해 풀고 있다는 것 까지는 알고 있구요… ㅜ
      결론: 모르겠어요 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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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스티글리츠의 3번 이유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고개를 끄덕끄덕하게 되네요. 경제성장을 위해서 "적절한(?)" 소득분배구조가 필요하다는 말에 동의할 수 있지만, 우리는 언제까지 경제성장을 해야할까요? 인구증가가 멈춘다면, 경제성장도 멈춰도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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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음...사실 CJE로 저도 이 주제의 고전적적인 논문을 적어보려 했는데
    쉽게 쓰기가 어려워서 포기했다능ㅠㅠ
    그냥 제목만 적을께요. 관심있는 분 있을지도.

    'Is Inequality harmful for growth?' (M.Persson, G.Tabellini 1994 AER)

    ps. 개인적으로는 이런 주제도 수업에서 배워 보고 싶은데 이번 학기에도 학부에 성장론 수업은 없군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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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안녕하세요, 이번에 동태적 거시경제를 수강하는 학생입니다. 먼저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 문제의 경우 이번에 동태적 거시 경제 과제를 수행하는 데도 많이 고민을 했던 문제인데요, 제가 생각했을 때 소득 불균형이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또다른 매커니즘으로는, 사회적으로 불평등이 심해져 계층이 고착화될 수록 특히 하위계층(이렇게 표현해도 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현실에 안주하고 더 노력하고자하는 incentive가 줄어들어 사회적으로 좋지 않을 것 같고, 또한 그럼으로 인해 생겨는 사회적 갈등이 심해짐에 따라 갈등으로 인한 cost가 높아져 또 다른 비효율을 낳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Acemoglu 주장의 3. "경제력은 정치권력을 낳고 정치권력은 또다시 경제력을 낳기 때문에 지나친 불평등도는 문제가 된다고 말합니다."에 대해 덧붙이자면 이와 관련해서 Acemoglu, Robinson 등이 쓴 실증연구 논문을 읽어본 적이 있는데, 3의 주장을 식민지 시기 유럽 정착민들의 사망률을 도구변수로 하여 착취적 정치시스템이 경제성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실증연구를 한 것이 있는데 상당히 흥미로웠던 페이퍼였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주장이 실증연구가 가능하구나..를 알 수 있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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