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회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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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27일 토요일

언제, 그리고 왜 인센티브가 작동하고 작동하지 못할까?

이하는 오늘 경연 저녁모임에서 발제한 내용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내용은 Gneezy, Meier, and Rey-Biel. 2012. When and Why Incentives (Don’t) Work to Modify Behavior, Journal of Economic Perspectives에서 발췌하였으며, 발제를 위해 글의 흐름을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제 주관이 다소 반영되었습니다.



사람들은 경제적 유인에 반응한다는 기본원칙이 언제 깨지고, 왜 깨질까?
 
심리학의 영향으로 최근 굉장히 많이 연구되고 있는 주제
  • 특히 교육, 이타적(prosocial) 행위, 습관 형성 등의 외부 경제(positive externalities)가 있는 분야에 대해 많은 연구가 됨.

 
모형적 분석의 기본 틀은 주인-대리인 문제 (Benabou and Tirole, 2006)
  • 대리인의 효용함수가 경제적 유인뿐만 아니라 행위 자체로부터 얻는 기쁨 및 사회적 평판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음.
  • 주인이 경제적 유인을 제공한다는 사실이 대리인에게 새로운 정보를 줄 수 있음.
  • 경제적 유인이 행위 자체로부터 얻는 기쁨이나 사회적 평판에 영향을 줄 수 있음.

 
인센티브가 작동하지 않는 이유 1: 정보 공개 (Information Revealing)
 
때로는 주인이 경제적 유인을 주었다는 사실이 대리인에게 새로운 정보를 줌.
 
인센티브를 준다는 것은 그 행위가 대리인에게 불리한 것이라는 신호를 줄 수 있음.
  • 핵폐기물 처리장 건설시 많은 보상을 해준다고 한다면, 핵폐기물 처리장이 굉장히 위험한 것이라는 신호가 되어 대리인이 오히려 반감을 가질 수 있음. (Oberholzer-Gee, 1997)

 
때로는 주인에 관한 신호를 줌.
  • 보육소에서 지각하는 부모들에게 3$ 정도의 벌금을 물리자 오히려 지각하는 부모들이 늘어남. (Gneezy and Rustichini, 2000b)
  • 이유: 3$의 벌금이 오히려 지각에 대해 보육소가 지불하는 비용에 관한 정보를 줌.
  • 인센티브 도입이 주인-대리인 간의 신뢰를 저해함으로써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음.
  • Fehr and List (2004)의 실험 결과, 대리인은 주인이 인센티브를 도입했다는 사실로부터 자신이 신뢰받지 못한다는 신호를 받고 그에 따라 더욱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것으로 보임.

 
한번 정보를 공개하고 나면 돌이킬 수 없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장기 효과(인센티브가 없어지고 나서의 효과)를 가질 수 있으므로 특히 문제가 됨.
  • 위의 보육소 사례: 벌금이 없어진 후에도 벌금을 경험한 부모들이 상대적으로 더 지각하는 경향 (Gneezy and Rustichini, 2000b)

 
인센티브가 작동하지 않는 이유 2: 내적 동기(Intrinsic Incentive)의 약화 및 사회적 평판의 악화
 
경제적 유인의 도입이 내적 동기를 약화시키는 경우도 있음.
  • 이를테면, 학생들에게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은 진정한 성취감을 느끼는 것을 저해함으로써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학생들의 학업을 저해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음.

 
인센티브의 크기뿐만 아닌 존재가 내적 유인에 큰 영향
  • 자선 단체 모금 자원봉사 학생들에게 약간의 인센티브를 주자 오히려 덜 일하는 경향. 하지만, 인센티브의 크기를 올리자 더 열심히 일함. (Gneezy and Rustichini, Pay Enough or Don’t Pay at All, 2000a)

 
특히, 이타적 행위를 장려하는 데 제공되는 경제적 유인은 사회적 평판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
  • Fuster and Meier(2010)의 실험은 기부에 대해 경제적 유인을 주면 기부에 대한 사회적 통념이 부정적으로 바뀌어서 오히려 기부가 줄어들 수 있음을 보여줌.

 
그렇다면 언제 작동하는가? 혹은... 어떻게 작동하게끔인센티브를 설계할 수 있을까?
 
때로는 인센티브를 통한 정보 공개가 유리한 방향으로 작용함.
  • 이를테면, 규칙적인 운동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사람들로 하여금 규칙적 운동의 장점을 몸소 체험하게 해줄 것임.
  • 실제로 이러한 체험을 한 사람들은 인센티브가 제거되고 나서도 꾸준히 운동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음. (Charness and Gneezy, 2008)

 
인센티브를 통한 경제적 보상의 수혜자와 정책 대상자가 다를 경우, 경제적 유인의 도입이 정책 대상자의 내적 동기를 약화시킬 가능성이 적음.
  • 이를테면, 자녀들의 학교 출석에 대한 경제적 유인을 학부모들에게 제공하는 경우, 학생들이 진정한 학업에 대한 열정을 방해한다고 생각하기 어려움.

 
내적 동기에 대한 악영향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인센티브를 설계할 수도 있음.
  • 헌혈에 대해 $7의 보상을 해주었더니, 오히려 헌혈이 줄음. 하지만 이를 자선단체에 기부할 수 있는 옵션을 추가하자 이런 악영향이 없어짐. (Mellstrom and Johannesson, 2008)
  • 우리나라의 영화 티켓도 같은 맥락으로 생각해볼 수 있음.

사회적 평판에 대한 고려가 우려되는 경우, 가시적인 이타적 행동보다는 비가시적인 이타적 행동에 대한 경제적 유인의 제공이 더욱 효과적일 것임.
  • 이를테면,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해 경제적 유인을 제공하는 것 보다는, 집안 내부의 친환경적 보일러를 도입하는 데에 경제적 유인을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
  • 또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유리할 것.

 
목표 행위의 특성에 따른 유인 설계도 효과적일 수 있음. 예를 들어, 습관 형성은 주위 사람들에 큰 영향을 받을 것임.
  • 운동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의 경우, 친구 집단에게 동시에 인센티브를 주었을 때 그 효과가 더욱 큼. (Acland and Levy, 2010)

 
결론: 인센티브를 도입하고자 할 때에는, 상황과 맥락에 따른 세심한 설계가 필요할 것.

댓글 1개:

  1. 결론만 보면 뻔한 소리 같은데, 거기까지 이르는 내용 정리가 깔끔하군요! 흥미롭습니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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