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회식사

환영회식사

2012년 11월 7일 수요일

음식점 앞에 늘어선 줄에 담긴 경제학

             식사시간, 소문난 맛집을 찾으면 어김없이 긴 줄이 늘어서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가격이든, 맛이든 간에)훌륭한 음식을 먹기 위해서 사람들이 바깥에서 기다리는 것을 감수하고 있다고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단지 그것뿐일까? 문득 예전의 경험이 떠올랐다. 친구와 길거리를 걷던 중, 처음 보는 음식점이지만 줄이 길게 늘어서 있는 것을 발견했고, 시간이 넉넉했던 우리는 기다렸다가 저 집에서 밥 한번 먹어보자. 맛있는 집인가봐.” 하고 긴 줄 뒤에 섰었다. 물론 그날 먹었던 음식은 긴 기다림을 무색케 하지 않는 맛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음식점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의 수만 보고 그 음식점을 선택한 우리의 행동에는 뭔가 숨은 의미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한 모형을 생각해보자. 당신은 식사를 하러 밖에 나왔다. 선택 가능한 식당은 두 개 밖에 없으며, 당신은 두 식당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다만, 두 식당이 동일한 음식을 동일한 가격에 판매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 당신이 인식 가능한 두 식당의 유일한 차이는, 한 식당에는 대기자가 한명도 없고 다른 식당에는 식당 문 앞에 대기자가 n명 서 있다는 것이다. 이 때, 당신은 어느 식당에서 밥을 먹겠는가?(, 시간은 넉넉하다.)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첫째, 기다리는 시간(기회비용), 둘째, 맛에 대한 예상일 것이다. 첫째 요인은 개개인의 선호에 대한 문제이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짧은 것을 긴 것보다는 선호할 것이다. 또한 음식점 줄의 길이와 음식 맛은 양의 상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글의 서두에서 이야기했듯이 맛있는 음식점일수록 그 정보를 아는 사람들이 그 집을 찾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맛을 T, 기다리는 시간을 W라고 놓으면 당신에게 있어서 T Good(재화), W Bad(비재화)일 것이고, T=cW (c>0)의 관계를 가정할 수 있다. 효용함수 U=T^a*W^(-b) (a>0, b>0)라 하고, 예산제약을 효용함수에 대입하면 U=c^a*W^(a-b)가 된다. 따라서 당신이 효용을 최대화하기 위해서 결정하는 W값은 우리의 예상과 같이 a-b의 값, 즉 선호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음식점 주인이 알고 있다고 하면 새로운 이야기를 할 수 있다. 경험적으로 소비자들의 평균 a-b값을 추정했을 때 그 값이 양수가 나온다면, 줄이 길면 길수록 소비자들은 그 음식점으로 몰릴 것이다[1]. 따라서 음식점은 자신의 음식점 [2]에 늘어선 줄을 길게 만들 유인을 가지게 된다. 이를 위해서 음식점 주인은 가게 안에 대기석을 하나도 놓지 않고 전부 가게 바깥에 놓을 것이다. 일정 길이의 초기 줄을 만드는 것이 영업에 유리하므로 수익성을 따져본 뒤 줄서기 아르바이트를 고용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필자가 지금까지 가봤던 음식점들을 생각해보면, 음식 맛에 대한 보증이 되어 있는 프랜차이즈 식당[3]은 대기석을 가게 안쪽에 두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었지만, 실내에 대기석을 둔 일반 식당은 거의 찾을 수 없었다. “공간 활용의 효율성을 고려한 판단일 수도 있겠지만 위와 같은 유인의 영향도 어느 정도는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4]. 또한, 식당 바깥에 대기석(조그마한 벤치)을 둠으로써 지금은 아니지만 다른 시각에는 우리 식당에도 줄을 많이 섭니다.” 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식당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


[1] (Waiting time이 반영되는 예로는 적절치 않지만)X뮤직 등의 음악 사이트에서 Top 10안의 곡을 청취하는 사람들이 많으므로 Top 10 순위가 계속 견고해지는 것도 비슷한 예이다.
[2] 가게에 들어가는 결정은 가게 밖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가게 밖에 있는 대기자 수가 중요하다.
[3] 이름만 봐도 소비자가 맛을 예측 가능하다.
[4] 공간 활용의 효율성만을 중시한다면 프랜차이즈 식당이 실내에 대기석을 두는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

댓글 35개:

  1. 실증사례(?)를 하나 말씀드리자면, 저와 같은 경우는 여자친구나 친한 친구와 밥을 먹으러 돌아다닐때 신장개업한 것으로 보이는 음식점들 중에서 장소를 고를때 저런 선택에 직면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저는 주로 상대를 배려(?) 해서 기다리는 줄이 지나치게 길 경우 '사람 적은 곳에서 편하게 먹자' 라고 제가 먼저 제안을 합니다. 반면 혼자 먹을 때는 줄이 다소 긴 곳도 '맛있을까?' 하고 기다려 본 일도 적지 않지요. 스스로 생각건대, 서로가 매우 친한 사이어서 상대의 불편익이 자신의 효용함수에 어느정도 반영이 되는 경우는, 상대의 '기다리는 불편익' 을 보다 과대평가 하는 경향이 있기도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쓰고보니 본문과 그리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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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동행인이 느낄 "예상되는 맛"에 의한 편익을 과소평가하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네요. 제가 실버쏘온님 입장이어도 그럴거 같아서 신기합니다. 같이 다니는 사람은 미식가일리가 없다는 믿음이 깔려있는 걸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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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재미있네요. 간단한 모형에 피부로 와닿는 예시까지! 기다리는 줄이 음식 맛에 대한 일종의 'signal'을 한다는 것. 예전에 줄을 길게 서서 오래 기다리고는 생각만큼 음식점의 솜씨가 좋지 않아 실망한 적이 있는데, 가짜 'signal'이 얼마나 오래 갈 수 있는지도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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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예상컨데 flyingbunny님께서는 줄이 길 때 그 식당에 다시 가지는 않으셨을 것 같아요. 가짜 signal은 수 회를 넘지 못할 것 같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음식점 줄은 상당히 큰 의미를 가질 것 같습니다. 맛있는 집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영영 오지 않을 손님(revenue=0)이 줄을 보고 들어와서 뛰어난 맛에 감동한다면 단골손님이 될 가능성(주기적인 양의 revenue)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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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줄만으로 음식점의 맛을 추측하여 의사결정을 내리는 상황을 잘 설명한 모델이네요!

    줄이 적장히 길면 그 음식점을 선택하지만, 줄이 지나치게 긴 경우 발길을 돌릴텐데요. 이러한 상황은 위 제약식에서 상수항을 짚어 넣어 보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 finite solution이 나올테고 이 점을 지나서는 효용이 되려 감소할 테니까요.

    상수항을 짚어 넣었을 때, infinite solution이 finite으로 바뀌는 것을 본 사례의 맛과 기달리는 시간의 관계를 가지고 직관적으로 설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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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T=cW+d라고 가정하고 효용함수의 1계 조건을 구하니까 W=bd/(ac-bc)에서 극댓값이 아니라 극솟값을 갖게 되네요... 오히려 웨이팅 타임이 완전 짧을 때는 빨리 먹기 위해서 그 음식점을 들어가고, 웨이팅 타임이 완전 길 때는 맛이 엄청 좋을 것으로 기대하여 그 식당을 선택하지만, 줄이 어중간할 때(W=bd/(ac-bc))는 맛과 기다리는 시간 어느 측면에서도 만족을 얻지 못한다는 걸로 해석을 할 수 있겠습니다. a-b=0인 특수한 경우에서는 dU/dW가 항상 음수가 나와서 소비자는 항상 줄이 없는 경우를 선택하게 되네요. 원래의 모형에서 a-b=0인 경우에는 효용이 상수인데 반해, 예산제약에 상수항을 첨가한 모형에서는 줄이 없는 경우가 optimal인 것입니다. 기대하는 맛에 음식점 줄 이외의 다른 독립적인 요인이 존재한다면 줄이 없는 음식점을 택하는 결과가 도출되는 것이 신기합니다.

      현실에서는 kesddong님의 말씀처럼 일정 길이 이상의 줄을 보면 줄이 안 서 있는 곳을 택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위 모형은 그런 모습을 잘 설명하지는 못하고 있네요. 효용함수와 예산제약을 변형시킴으로써 그런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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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손님들이 줄서서 먹을 정도로 장사 잘 되던 음식점이 확장을 하면 망한다'라는 저희 아버지의 얘기가 생각나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사람들이 줄 서는 모습 자체가 가게에 홍보 효과로 작용한 것인데, 확장을 해버리면 마치 손님이 줄어든 듯한 착각이 든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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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aeHoon님께서 말씀하신 것도 위 모델을 뒷받침하는 한 사례라는 생각이 드네요. 음식점주 입장에서는 약간 작은 매장 크기를 선호하는 이유가 되겠군요. 너무 좁아도 단위시간당 이용고객 수에 제한이 있을테니 적당히 좁은 매장 크기를 택하는 사람들이 TaeHoon님 아버지 말씀과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물론 면적에 따른 임대료 차이가 무척 큰 요인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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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흥미로운 글 잘 읽었습니다.

    일상 중 일상의 모습을 경제학적 모형으로 도출해낸 작품이네요!

    저도 글에서 나온 것과 마찬가지로, 잘 모르는 상황에서 음식점을 선택할 때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지는 않더라도 음식점 안에서 식사하고 있는 사람이 많은 곳으로 가곤 합니다. 이 글을 읽으니 떠오르는 경험이 하나 있는데요. 위의 댓글들에서 언급된 가짜 signal이 그리 오래 가지는 못한다는 실제 사례가 될 것 같아 적어봅니다.
    저의 집 근처에 겉보기에는 똑같이 생긴 곱창집 두 개가 마주보고 있는데, 처음 갔을 때에는 겉보기에는 차이가 없어 보이는데도 한쪽에만 사람이 가득 차서 바글바글하고 다른 쪽에는 두어 테이블에만 손님이 있어서, 저도 당연히 가득 찬 집을 선택했습니다. 맛은 나쁘진 않았지만 그리 좋지도 않았구요. 그래서 다음 번에는 시험 삼아 그 맞은 편 손님이 없는 집에 가 보았습니다. 그런데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밖에서 볼 때보다 훨씬 깔끔하고, 음식도 건너편 집보다 더 맛있고, 서비스도 잘 주더군요. 그래서 저는 처음에는 손님이 없어 선택하지 않았던 집의 단골이 되었는데, 다른 사람들도 그랬는지 얼마 안 있어 마주보고 있는 두 식당 간의 손님 수가 역전되더군요!
    가짜 signal 부분도 모형에 포함시켜 보면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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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가짜 signal임을 확인하고 나서 옆집으로 가는 의사선택을 했다고 하셨는데, 한 집에 들어가봤을 때 맛이 별로였을 때, 그 옆집도 그러겠지 하고 아예 찾지 않는 손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두 유형 중 어떤 소비자가 더 많을까요? 후자가 더 많다면 signal의 중요도가 전자보다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써주신 사례에서는 전자의 손님이 많았던 케이스이겠구요.
      모델 확장에 대해서는 고려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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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제가 통계학 수업을 들을 때
    팀모 과제로 power rule을 공부했던 적이 있습니다. 멜론 음악도 대부분의 청취수가 top10에 꽂혀 있고 스누라이프 글도 조회수가 베스트게시물에만 꽂혀 있는 그런 현상을 말하는 것이죠.
    즉 맨 처음의 유의미한 청취수/조회수 차이가 나중에는 대부분의 청취수/조회수를 차지하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청취수/조회수가 지수적으로 감소한다는 것입니다.
    신기하게도 우리 주변의 대부분의 사례들이 power rule을 따르더군요.
    처음의 유의미한 차이가 signal로서 기능하여 사람들이 따라가기 시작하고(herding) 그것이 또 다른 signal로 작용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이 따라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signal은 signal이 공신력이 있거나 대다수의 사람들이 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란 믿음에 근거하고 있는 것인데요.
    위에서 지적했던 대로 fake signal(맛집 블로그처럼)이 존재할 것이라는 의심이 있다면 모델이 어떻게 변하게 될 것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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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청취수/조회수 는 청취수 혹은 조회수의 의미로 쓰신 거겠지요? 조회수 당 청취수라는 의미가 담겨 있나 해서 잠깐 고민했었습니다(웃음). herding effect는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요인들 중 엄청 강력한 요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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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동태적거시경제론 과제로 댓글 3개를 달라셔서 숙제한다는 기분으로 글을 읽으러 왔는데, 흥미로운 내용이라 금방 다 읽었네요ㅎㅎ 저 같은 경우에는 b값이 엄청나게 커서 항상 줄이 짧은 식당을 선호했던것 같습니다. 거짓된 signal이 얼마나 오래갈까와 관련해서는 논의되는 식당을 소위 "뜨내기 손님이 위주인" 식당으로 한정한다면 어떨까 생각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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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글 중 모델에서는 의사결정을 하는 당사자가 뜨내기 손님이라는 가정은 했지만, 다른 손님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뜨내기 손님이라면 의사결정이 동시에 일어나느냐, 순차적으로 일어나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것 같군요. 순차적 의사결정이라면 첫 손님의 무작위선택의 결과가 다음 고객들의 의사결정에 점점 dominant한 영향을 미치게 되겠구요. 신도시 개발 등에 의해 동시에 다수의 식당이 신장개업을 했을 경우에 적용할 수 있는 가정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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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동태 수업을 듣는 이가람입니다. 정말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깔끔하게 모델로 만드셔서 재밌네요^^. 저같은 경우는 일부러 의자를 밖에 내어놓을 수 있다는 생각은 못해봐서 그 부분이 특히 인상깊었습니다. 위에 분들이 말씀하신대로 동행인과의 친밀성, 그 지역에 대해 내가 얼마나 아는지 정보력(?) 등을 고려하여 여러버전으로 확장해봐도 재밌을만한 주제인거 같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동행인과 친하기만 하다면 오래 기다려도 무관하지만 안친하면 차라리 맛이 없는게 낫거든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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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말씀처럼 같이 기다리는 사람에 따라 기다리는 시간이 효용에 미치는 영향이 천차만별일 것 같습니다 :)

      그 지역에 대한 정보력이 많다는 것을 검증된 다른 식당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안다는 것으로 생각하면, 음식점 줄의 영향은 줄어들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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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동태거시 수업을 듣는 학생입니다. 재미있는 모형이네요. 단지 음식점에 줄을 선 것을 본 것으로 이러한 경제학적 생각을 하신다는게 참 놀랍습니다 ㅎㅎ.

    그런데 "줄서기 아르바이트" 의 경우에는 그것이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언가 인과관계가 거꾸로 된 것 같아서요. 결국 음식이 맛있으니 줄이 긴거지, 줄이 길어서 음식이 맛있는 게 아니잖아요. 현실적으로 볼 때, 줄만 길고 맛은 그닥이라면 오히려 더더욱 손님이 줄어들 것 같아서요 ㅋㅋ. 즉 현실에는 '평판' 이 있기 때문에 대기석을 실내에 놓지 않고 외부에 놓는 것 까지는 가능하다보지만, '줄서기 알바' 의 경우에는 조금 비약이 있지 않나 해서 질문해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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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실 경제학개론 과제를 위해서 생각해낸 모형입니다(부끄).

      음식이 맛있으니 줄이 긴거고, 줄이 길어서 음식이 맛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씀은 맞습니다. 하지만 두 음식점의 맛이 큰 차이 없이 둘 다 맛있다면, 첫 선택의 결과가 재방문, 단골, 충성고객이 되는 것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들어와서 먹어보니 맛있더라~ 하면 굳이 옆집에 가는 모험을 할 필요가 없겠지요. 첫 방문 선택을 좌우하는 기준이 밖에 늘어선 줄의 길이라면, 음식점주 입장에서는 충성고객 확보의 편익과 줄서기 아르바이트 고용의 비용을 고려해볼 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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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동태거시경제 수업을 듣는 학생입니다.

    굉장히 창의적인 모형을 제시하셨는데요, 먼저 모형에서 제시하는 T=cW에 대해서 언급하고 싶습니다. 이 식대로라면 '기다리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맛은 떨어진다'라는 결론이 도출됩니다. 그런데 기다린 시간만큼 식당에 대한 평판기대가 높아져 기대하는 맛이 증가하는 효과가 발생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보통 시간의 기회비용이 큰 사람들이나 시간의 할인율이 높은 사람들(성격급한 사람)은 줄이 긴 식당이라는 평판이 있으면 거기에 가지 않고 맛보다는 빨리 식사할 수 있는 곳으로 가죠. 그렇다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은 대개 시간의 기회비용이 적거나, 시간의 할인율이 낮은 사람들입니다. 맛집을 가보면, 기다린 시간이 얼마나 길었는지 마치 무용담처럼 늘어놓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그 증거죠.

    그렇다면, 줄이 짧은 식당은 시간의 기회비용이 크거나 성격급한 사람, 줄이 긴 식당은 시간의 기회비용이 적거나 시간할인율이 낮은 사람이 가는 곳으로 일종의 분리균형이 형성될 텐데요. 만약 줄이 긴 식당이라면 T=cW의 가정이 유지될 수 있는지 개인적으로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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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cW는 음식점 선택의 기로에 선 소비자가 (기대하는) 맛의 척도로 기다리는 시간을 사용한다는 뜻이며, c>0이므로 기다리는 시간이 길수록 음식이 맛있을 거라고 기대한다는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효용은 기다리는 시간에 따라 감소하고, 기대되는 맛에 따라 증가한다고 보았구요.

      1인의 소비자의 의사선택만을 다룬 모형이라 효용함수가 다른 여러 소비자가 존재할 때의 결과를 예측해보려는 시도는 졸고에서는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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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동태적 거시경제 수업을 듣는 이지은입니다.
    줄이 길게 선 집을 찾아가거나, 블로그 등에 많이 포스팅 된 맛집 등을 찾아갔다가
    기다림과 수고가 무색했던 경험이 몇번 있어서인지는 몰라도 참 관심이 가는 주제네요.
    저는 소위 '맛집'이라고 알려진 (이 글에서 줄이 많이 세워진 곳이겠지요?)곳이 우리가 생각하는 '진짜 맛집'이 아닌 경우가 꽤 있다고 생각합니다. 줄이 길게 세워지거나, 블로그에 많이 포스팅이 된 것이 그 집의 음식 맛에 대한 효과적인 signal로 작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꽃들에게 희망을'이란 소설을 봤을 때 군중심리라는 것이 인간에게 있어서 비합리적 선택을 조장함을 알 수 있습니다. 3의 법칙이라 해서, 세 사람이 같은 행동을 하면, 그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다 같은 행동을 한다는 이론도 있지요. 줄서기 알바나 몇몇 파워 블로그를 포섭해서 음식점 주인이 인위적인 홍보를 할 수도 있는 것이고, 혹은 마침 몇 사람이 그 곳에 줄을 서 있길래 한 명, 두 명 모이다가 갑자기 그 음식점이 문전성시를 이룰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만약 모든 가게의 운영 능력(요리사의 음식솜씨, 매니저 등의 경영능력 등)이 동질적이라면, 손님이 많은 집일 수록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재화의 질은 떨어지기 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명한 집에 가 봤더니 서비스가 별로였다더라, 음식을 너무 대량으로 만들어 빨리 빨리 손님을 맞이하다보니 맛도 생각보다 별로였다.' 맛집에 대한 이런 평가가 나오는 이유를 볼 때, 오히려 줄이 긴 집에 갔을 때의 효용이 감소한다고 여기는 소비자도 있을 수 있겠지요.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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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확하게는, 기다리는 줄이 실제 맛이 아니라 "기대 맛"의 판단기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므로 실제 맛과 줄의 길이는 상관관계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겠지요.

      블로그의 사례를 들어주셨습니다. 어용(?) 블로그가 범람하기 전엔 분명 포스팅 수도 소비자들에 의해 "기대 맛"의 지표로 활용되었을 것 같습니다. 요새는 블로그 정보의 신뢰도가 한없이 추락했지만 전 아직도 블로그 포스팅을 참고하여 음식점을 찾아가곤 한답니다 :)

      현실세계에서는 손님이 많은 집일수록 재화의 질은 떨어질 가능성이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모형 설정 시, 긴 줄이 서있을 때도 음식만드는 속도와 요리사의 휴식시간 등을 동일하게 한다면 음식 맛에 큰 편차가 있지 않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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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흠;; 그런 현상 보면서 가게 주인들이 멍청하다고 비웃으며 지나갔었는데

    진짜 멍청한 건 저였군요.. 부끄럽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러네요 뭐랄까 그 자체로 홍보효과라니..

    근데 조금은 궁금해지는 게 그게 막상 관광지나 사람들이 처음 많이 오는 곳이 아니라 비슷한 사람들이 자주 왔다갔다 하는 동네면 어떨까요? 이미 맛집이 어디고 대충 먹기 좋은 데가 어딘지 잘 아는 사람들이 대다수인 동네 말이죠. 음 예를들면 녹두정도?

    그런 곳에서도 줄을 바깥으로 내놨다면 그건 어떻게 해석을 해야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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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위 글은 모형일 뿐입니다. 가게 주인들의 실제 생각은 당사자들만 알겠지요(웃음).

      비슷한 사람들이 자주 왔다갔다 한다면 기다리는 줄이 "기대 맛"의 반영보다는 "실제 맛"의 반영일 것 같구요. 시그널의 신뢰도는 더 높아지겠군요. 위의 모형과 동일하되, 줄서기 아르바이트나 바깥에 의자놓기 등의 가짜 시그널은 무효화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새로 방문한 사람이 녹두라는 지역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고, 맛에 두는 가중치가 크다면, 줄이 긴 곳을 선택할 가능성이 위 모형보다 더 클 것 같아요.

      다만, 현실에서 녹두에 줄을 바깥으로 내놓은 것은 실내 공간의 협소함이 가장 큰 요인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조그마한 식당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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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동태적 거시경제이론을 듣는 학생입니다.

    단순한 '줄 서기'에서 이런 경제적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사실 가게밖에 의자를 내 놓는 것은 상술같다고 평소에도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경제적 분석을 통해서 나타난게 재밌었습니다.

    이렇게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만약 다음에도 가게 근처에 갈 기회가 있을때에는 분석이 달라질지도 모르겠네요. 예를들어 줄이 긴거 같아서 먹으러 갔는데 맛이 실제로 없었다면 다음 분석때는 식이 달라질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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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가짜 signal임을 확인한다면 다음엔 재방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겠지요. 맛없는 음식점에 대해서는 재방문시, T=cW의 관계식이 성립하지 않게 될 것이고(이미 T가 상수이므로), 그렇다면 그 음식점에 감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용은 오로지 W의 함수가 됩니다. 따라서 옆의 음식점의 기대T와 W를 고려한 효용과 비교 후 의사결정을 하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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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안녕하세요. 이번학기 동태거시 수업을 듣는 학생입니다. 소재가 우리의 일상에서 바로 접하는 주제라 그런지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사실 일부러 가게들이 대기줄을 늘릴 유인이 있다거나, 특히 가게 안과 밖의 줄이 손님을 끌기 위한 광고 전략 내지 signal로서 다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은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기발한 통찰력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개인적으로는 (위에서 다른 분들이 몇번 지적하신 것처럼) 역시 가게주인들이 '가게 밖의 대기줄'을 의도적으로 늘리거나 하는 식의 영업전략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조금 생각하기 어렵지 않나싶습니다. 가장 주된 이유는 1. 윗분 중 한분이 지적하신 '거짓 signal'이 얼마나 오래갈 수 있겠느냐 라는 점과, 2. 현실적으로 대기줄로 인해 사람들이 몰려드는 효과와 한정된 가게 공간을 활용하는데 들어가는 현실적인 비용 내지는 기회비용을 비교했을 때 가게주인의 입장에서는 후자를 훨씬 크게 인식할 것 같다는 점 때문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부연하면, 우선 특히 인터넷이 발달해 정보가 빠르게 교환되는 요즘은 음식점의 매출은 광고(거짓 광고)에 의한 것이든 입소문에 의한 것이든 정보에 의해서 크게 좌우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실제로 맛이 없는 집이라면 단기적으로는 공간의 협소 등의 이유로 줄이 길 수 있지만 이는 매우 빨리 조정돼 금방 줄이 짧아지는 결과가 나타날 것 같습니다. 또한 줄을 보고 사람들이 몰리는 게 정보가 부족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할테지만, 현실적으로 그 장소를 우연히 지나가다가 줄을 보고 들어오는 효과보다 이미 개업시부터 정해져 있는 한정된 가게 공간을 1년 내내 최대한 밀도있게 활용을 해야하는 업주 입장에서는 만약 사람이 몰려서 줄이 늘어서는 현상이 생기면 자신이 활용할 수 있는 한 최대한 테이블을 늘려 매출을 올리려 할 유인이 더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즉 상대적으로 간접적이고 비가시적인 signaling 효과보다 최대한 공간을 활용해 직접적이고 가시적인 매출을 올리려고 노력할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항상 손님이 넘치는 가게입장에서는 문 바로 밖의 공간을 본인이 활용할 권한이 없거나, 식당 내부의 구조상 테이블을 더이상 늘릴 수 없거나 내부 대기석을 만들수 없었던 것일 뿐인데, 외부에 줄이 길어지면서 결과적으로 전혀 '의도치 못한' 긍정적인 효과를 누리게 된 셈이 돼버린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종의 매우 '흥미로운 해몽'일 수 있는 것이지요.

      어쨌든 이런 의외의 주제에대해 머리를 굴려보게되니 매우 즐겁군요. 정말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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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김현만 님께 달아드린 댓글 내용을 확인하시면 제가 거짓 signal의 지속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것이 1의 질문에 대한 답이 되겠구요.

      2의 질문에서, 대기줄로 인해 사람들이 몰려드는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식당 내에 대기할 수 있는 공간을 놓지 않아야 하고, 한정적인 공간을 활용하여 보다 많은 손님이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려면 역시 대기할 수 있는 공간을 실내에 놓기보다는 보다 많은 테이블을 놓는 선택을 하게 될 것입니다. 즉, 두 이유 중 어느 것이 dominant하냐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두 이유 모두 가게 밖에 대기줄을 세우는 근거가 되겠지요.

      2의 질문이 가게 점주는 두 이유 중 공간 활용도에 훨씬 더 높은 가중치를 둘 것이다 라는 의미의 질문이셨다면, 저는 그것이 "지역의 특성"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관광지, 유원지와 같이 매일매일 많은 초행자가 오는 곳이라면 대기줄을 이용해서 고객을 끌어모으려는 시도를 얼마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식당을 찾는 사람들은 "아 이 식당이 공간을 참 밀도있게 활용했으니 맛있겠구나~"라고 생각하지는 않잖아요?

      물론, 우리가 일상생활 중 접하는 많은 식당들은 김종원 님 말씀처럼 대기줄보다는 공간 활용도를 고려하여 자리를 배치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위 모형은 대기줄에 좀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던 제 주관도 분명 반영된 모형이라서요(웃음).

      제 글이 즐거움이 되어드렸다는게 가장 기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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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답변 잘 읽었습니다. 제가 아까 동태거시 수업에 들어가기 직전에 급히 댓글을 다느라(이번주 과제가 댓글달기였던지라 ㅎㅎ;) 제 댓글의 요지가 조금 명확하지 않았던 것 같아(죄송합니다ㅠ) 다시 댓글을 달아봅니다.

    답변 달아주신 내용 중에 우선 유원지나 관광지에서 긴 줄이 분명 상당한 유인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점에는 저 역시 전적으로 동의합니다(문득 드는 생각은 이는 '역전의 음식점은 비싼데 맛이 없다'는 현상과도 비슷한 맥락에 있는 것 같습니다. 즉 유동적인 손님들이 주 고객이 되는 장소에서는 특히 정보의 비대칭이 매우 심할 것인데, 이 경우 '긴 줄'은 손님들의 입장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정보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또한 점주의 입장에서 의도적으로 긴 줄이 생기게 만드는 것이 사람들을 유인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제 생각에도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댓글에서 말씀드리고 싶었던 점은, 1) 현실적으로 그런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지나친 비용을 유발하는 것일 수 있다는 점, 2) 그런 점에서 이러한 현상을 "점주들이 '적극적'으로 '긴 줄 전략'을 사용해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라고 해석하는 것이 일종의 '수레를 말 앞에 놓는 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우선 1)과 관련해서는, 가게에 들어가지 못하고 오랜 시간 동안 긴줄을 서야하는 가게는 (물론 수요와 공급의 상대적인 크기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매장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점주가 '적극적'으로 긴 줄이 생기도록 하는 전략을 사용한다는 것은 가게 내부의 테이블 수를 의도적으로 줄이거나 또는 가게 내부에 활용가능한 빈공간이 있음에도 일부러 테이블을 더 늘리지 않는다는 의미가 될 수 있는데, 이는 점주의 입장에서 매우 큰 비용을 감수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예컨대 테이블이 100개인 가게에서 공간을 조금이라도 더 짜내서 테이블을 추가로 1개 늘리는 것과, 테이블이 1개인 가게에서 추가로 테이블을 1개 더 늘리는 것은 가게의 총매출의 크기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다른데(특히 가게의 규모가 작은 후자는 상당히 클 것인데), 이처럼 테이블을 늘릴 여력이 있음에도 추가적인 매출을 포기하고 '일부러' 긴줄을 유지하게 만드는 것은 우선 그자체로 매출을 크게 줄이게되고, 나아가 식사시간 피크 타임 등 한정된 시간 동안 팔 수 있는 음식의 절대적 양을 줄임으로써 가게 부지의 임대료 부담이나 종업원 임금지급에 대한 부담 등 각종 비용을 상대적으로 크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즉, 자칫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는 것이지요.
    따라서 이런 점을 고려하면, 2)와 관련해서 현실에서 이처럼 '긴 줄'이 나타나는 것이나 대기석을 바깥에다 두는 것은, 점주가 '의도적으로'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으로서 사용한 것이라기 보다, 점주는 테이블을 더 늘리고 싶은데 이미 가게 내부에는 더는 늘릴 공간이 없어 대기손님은 밖에서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어쩔수 없이' 초래되고, '이렇게 되고 나서 보니' 가게 주인으로서는 '전혀 의도치 않게' 정보의 비대칭을 완화해 손님을 끌어들이는 '행운'을 누리게 된 결과라고 보는게 더 현실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즉 안그래도 규모가 충분히 크지 못한 점포를 가지고 있는데(게다가 장사도 매우 잘되는데!) 내부 공간은 이미 최대한의 매출을 끌어내기 위해 포화상태가 되서 '당연히' 내부대기석을 만드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고, 그렇다고 가게문 바로 바깥에까지 테이블을 두고 장사할 권한도 없다면(그래도 길가에 줄을 서있다고 뭐라 할 사람은 없으니) 대기줄은 당연히 바깥에 있게되는 것이 주인이 직면하게 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일 수 있다고 봅니다.
    사실 대부분의 호화 레스토랑이 그렇듯, 점주가 충분한 자본이 있고 이용할 부지가 넓다면 굳이 바깥에 대기석을 만들 이유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특히 추운 겨울에는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거든요 ㅎ;(먹기도 전부터 한두시간씩 추위에 덜덜 떨면 힘들죠ㅠ 만약 가게주인들이 글쓴님이 생각하신 그런 '역발상'을 모른다면, 주인들로선 손님들에게 진심으로 가게 내부에서 따뜻하고 편안한 대기시간을 만들어 주고 싶을지도 모릅니다. 또는 테이블을 늘려 손님들 대기시간도 없애고 매출도 늘리면 '꿩먹고 알먹고'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요.) 한편 유원지나 관광지는 워낙에 임대료가 비싸니까 웬만해서는 넓은 부지를 빌리기도 어려울 것이고, 최대한 점포를 밀도높게 활용하다보니 많은 손님이 몰리는 가게의 대기줄은 자연히 바깥으로 밀려나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다른 조건이 모두 일정하고, 예컨대 건물구조 상 어차피 더이상 내부에 테이블 수를 늘리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그래서 주인으로서는 단지 대기석을 내부에 만들 것이냐 또는 외부에 만들 것이냐의 선택만이 오로지 문제가 되는 상황이라면 후자가 유리할 수 있다고 봅니다. 또한 물론 제가 위에 저렇게 글을 썼지만, 역시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서는 정말로 의도적으로 테이블을 줄이고 대기줄을 늘리는게 주인에게 더 큰 이익을 주는 상황도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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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종전 댓글에서 효율적인 공간의 활용이라고 말씀하셨던 것이 "가게 내부의 테이블 수를, 긴 바깥 대기줄 확보를 위해 의도적으로 줄이지 않는 것"을 의미하신 거였군요. 저도 그에 동의합니다.

      다만 "공간을 애초에 타이트하게 짜놓은 상태에서 1~2팀이 대기할 공간을 실내에 놓느냐, 실외에 놓느냐의 선택을 하게 된다면 실외에 놓음으로써 그 대기자를 본 사람들에 의한 추가적인 줄(군집행동 등의 효과를 노리는 것이지요)을 얻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 하에 논의를 전개했던 것입니다. 테이블 놓기엔 애매한 공간이지만 몇개의 의자는 놓을 수 있겠다~ 라고 했을 때 그 의자를 가게 외부에 놓을 유인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아요.

      댓글 감사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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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흥미로운 문제의식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그렇지만 모델에서 몇가지 핵심적인 가정이 빠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먼저, customer의 type에 대한 고려가 없다는 것입니다.
    산업조직론을 searching model참조하면 customer에 type이 존재해 가게에 대한 information을 모두 가진 learned customer가 있고, 전혀 모르는 ignorant customer가 있습니다. 그리고 a:1-a의 비율로 시장에 분포한다는 가정을 시작으로 모델을 풀어서 separating equilibrium을 찾아내지요.

    여기서도 customer type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할것 같습니다.
    모두가 learned customer라면 줄의 길이를 보고 가게를 선택하는 사람은 없을것이며, 모두가 ignorant customer라면 줄의 길이는 가게의 quality에 대한 signal이 전혀 될 수 없겠지요. 따라서 두 고객의 분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암묵적으로는 고려하는것 같지만)

    만약에 learned customer가 극히 적다면, 아마 Phelps(1973)의 statistical discrimination과 유사한 균형이 나올것 같은데 확신은 못하겠구요..

    '가게 내에 대기 공간'을 만든다는 것으로 보아 반복게임을 가정한 것 같은데, 반복게임에 따라 Learned customer가 늘어난다면 사실 대기 공간의 존재가 동태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불확실한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흥미로운 문제의식인것 같았습니다. 좋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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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ustomer type을 고려하지 않은 점에 대한 지적 전적으로 수긍합니다. 모형을 생각하는 과정에서 "나 자신이 의사결정자라면?"이라는 생각을 내내 갖고 구축을 해서인지 가정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습니다. 위의 글은 줄에 있는 사람 중 learned customer와 ignorant customer가 비슷하게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적었습니다. 그래서 줄의 길이가 가게의 quality의 signal이 될 거라고 생각한 것이구요.

      산업조직론 공부를 한 적이 없어서 이에 대한 답변은 달아드리기 어렵습니다. 양해 부탁드리고, searching model 참조하도록 하겠습니다.

      위의 글은 반복게임이 아니라 일회성 게임에 대한 내용입니다. 의사결정자는 ignorant customer이지만 한 번 방문을 하고 나면 더 이상 ignorant하지 않기 때문에 위 모형을 적용할 수 없게 됩니다. 가게 점주는 수많은 ignorant customer의 일회성 게임에서의 의사결정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만들기 위하여 행동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논의를 전개했습니다.

      customer를 player로 한 게임에서 가게 점주의 행동을 예측해내는 것이 논리적으로 어떤 빈틈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그것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좋은 비판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틈틈이 글 읽어주시면 더욱 감사하겠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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