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회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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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12일 수요일

사회의 행복도를 측정할 수 있을까?

넒게 보면 저번 2월달의 글과 릴레이라고도 볼수 있어서 링크를 첨부합니다.
http://econreality.blogspot.kr/2012_02_01_archive.html


우리가 흔히 '국가별 행복도 지수' 라는 자료를 자주 접하게 되는데요, 한국이 OECD 국가에서도 중위권~하위권에 랭크됨은 물론, 세계전체적으로는 방글라데시보다도 행복하지 않다는 기사를 보면서 끄덕끄덕 하죠. 실제로  우리나라의 양극화 정도나 1인당 노동시간 등을 고려하면 당연한 결과이긴 합니다만, 국가별 행복도 지수라는 걸 과연 정확히 측정할 수 있을까? 에 대해서는 여러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요.

(2012년 국가 행복도 순위는 다음 자료를 참조하시길 부탁드립니다.
http://blog.daum.net/korea_brand/1852)

이번 장에서는 대표적 개인을 이용하여 국가별 행복도(혹은 사회만족도) 지수를 측정하는 방법에 대해서 간략히 예시적인 방법을 생각해 보도록 합시다.



1. 개인과 사회는 어떠한 요인으로 만족도를 느끼는가


실제로 개인에 대해서 만족도를 느끼는 요인을 열거해보라면 굉장히 많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직업, 연봉 등의 유형적인 것으로부터 자신의 연인과의 관계, 오늘 갓 데운 아메리카노의 완성도 등등 굉장히 많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경제학의 모형에 여자/남자친구에 대한 만족도, 아메리카노의 온도 등을 넣을 수는 없는 노릇이죠.

다만, 개인은 일반적으로 '내 연봉이 어느정도인가?(절대적/상대적)' '사회안전망이 얼마나 잘 갖추어져 있어서, 노후 혹은 사고시 걱정할 필요가 없는가?' '얼마나 여가시간을 가질수 있는가?' 등에 만족도가 크게 좌우된다고 할 수있을 것입니다. 물론 비물질적 요인 '명예, 가치실현, 직업만족도' 의 경우에는 자신이 상대적으로 차지하는 위상에 크게 좌우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구요.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할 개인의 사회만족도 지표는 다음과 같다고 보입니다:

U(개인만족도) = (상대소득, 비근로시간, 사회복지의 정도,  etc .)

*etc 에는 자신이 중시하는 다른 비물질적 요인의 상대적인 위치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고 봅시다. 예를 들어 유명한 사회봉사자의 경우 상대소득과 비근로시간은 적더라도 사회적으로 다른사람들에 비해 크게 존경받는 것(명예)에 만족할 수 있으니까요.
** 여기서의 상대소득이란 자신의 연간소득을 사회의 평균소득으로 나눈 것으로 보아도 좋을 것이고, 혹은 사회에서 차지하는 자신의 소득의 연간 백분위(ex. 상위 5%)에 비례한다고 봐도 좋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개인의 만족도를 측정할 수 있다손 쳐도, 각각의 다른 개인의 효용을 기수적으로 단순합하는 것도 어려우며, 설령 합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인구 5천만의 효용을 모두 구하는 것도 산술적으로 불가능하겠지요.

따라서 '가장 쉽게' 이용될 수 있는 방법이 대표적인 개인을 상정하는 것입니다. 이 때 대표적인 개인은 정확히 사회의 '중간층' 에 위치하여, 중류층을 대표하는 개인이라고 합시다.
(일반적으로 양극화의 정도가 심하지 않고 중류층이 두터울수록 대표적 개인의 방법은 사회효용을 정확히 반영하리라 봅니다.)

이 때 채택하는 가정을 다음과 같이 두도록 합시다:

1)국가 간에는 구매력평가 PPP 가 대략적으로 성립한다고 하자. 혹은 PPP 조정 GDP를 사용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러한 경우 개인의 만족도는 세계 전체의 소득과 대비한 상대소득에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2)개인은 사회의 중간층을 대표하는 대표적 개인이므로, etc. 요인은 평균적으로 사회의 중간 정도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비물질적 요인의 상대적인 위상을 나타내는 etc. 는 평균오차는 있겠지만 1로 수렴한다(대표적개인의 etc/사회 중류층의 etc. = 1이라는 뜻)
3)사회복지의 정도는 국가의 총예산에서 GDP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대략적으로 근사하도록 한다. 즉 GDP 대비 사회복지 예산이 높을수록 당해 국가에서 그만큼 사회적 안전망이 잘 갖추어진 것으로 본다.

이러한 가정을 받아들인다면, 사회의 '대표적 개인' 의 사회만족도는 다음과 같이 나타날 것입니다.

SW (A국의 사회만족도) =[ (A국가의 중간소득/세계전체의 중간소득) , (A국의 평균적인 비근로시간), (A국의 GDP 대비 사회복지예산의 비중), ]

*2)의 가정에 의해서, 개인의 만족도와 달리 etc. 요인은 1 혹은 상수항이 됩니다.


2. 사회만족도 함수의 추정

이제 우리는 사회만족도, 혹은 행복도를 결정하는 요인을 3가지 정도로 압축해 보았습니다.
(물론 저 3가지 요인 말고 결정적인 요인을 1~2가지 추가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이는 방법론적 논의로서 '이렇게 하면 될 것이다' 를 예시하는 데 불과합니다.)
그렇다면 사회만족도 함수를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요? 만약에 함수의 형태를 대략적으로 짐작할 수있다면 가능할 것입니다.

먄약 콥-더글라스 함수 형태의 만족도 함수를 가정할 경우:

SW = (PPP기준 국가상대소득)a(비근로시간)b(GDP대비 사회보장지출비율)c
 
이와 같은 형태로 가정해 볼 수 있겠지요. 이 경우 우리는 우리의 지불용의 혹은 한계대체율을 사용해서 매개변수 a, b, c 를 추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시> 만약 사회보장지출비율이 1% 높아지는 경우, (증세를 통해) 구매력평가 기준 실질소득이 얼마나 감소하여도 이를 감내할 수 있는가?
예시2> 현재의 균형수준에서 대표적인 개인은 얼마의 임금이 주어져야 추가적으로 비근로시간을 1단위 희생하려 할 것인가?
 
*여기서 (PPP 기준 국가상대소득) 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습니다만, 어느 시점에서 세계 전체의 평균소득은 주어져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위의 SW는 결국 PPP기준 A국의 국가소득(중류층의)에 비례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여가의 가치와 실질소득의 대체관계를 상정하더라도 매개변수 a,b,c 를 추정하는 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이러한 추정 방식을 흔히 켈리브레이션(calibration)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중류층의 지불용의 혹은 한계대체율을 구함으로써 대표적인 개인의 만족도를 구하여 이를 사회만족도로 근사시킬 수는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과연 옳은 지표일까요? 어느정도의 의미는 가질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사회가 '양극화' 가 심한 사회라면 중류층이 느끼는 사회 만족도와 상류층 - 하류층이 느끼는 만족도는 천지차이일 것이기 때문에 참고지표 외에는 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대표적 개인이 마치 '하류층의 만족도를 걱정해 주는 것처럼' 양극화의 정도(사회복지혜택 및 소득의 양극화 정도)를 대표적 개인 효용함수에 추가하여 사회만족도를 구하는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경우, 양극화와 여타 지표(비근로시간, PPP기준소득)와의 한계대체율을 구하기가 무척 어려워진다는 단점이 생깁니다.
 
지금시간에는 대표적 개인의 효용을 통한 사회만족도 및 이의 한계점을 알아보았는데요,
좋은의견이 더 있으시면 언제든 추가바랍니다.^^

댓글 2개:

  1. 행복과 경제학에 관심이 많아서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D
    개인의 행복이란게 워낙 주관적인 요소가 많아서 어떻게 수치화하더라도 반론의 여지가 있는 것 같아요. 또 사회의 행복을 단순히 개인 행복의 산술평균으로 나타내는 경우에는 어떤 사람 행복의 한단위가 다른 사람 행복의 한단위로 대체될 수 있는가의 문제도 있을테구요. 그런 면에서 행복의 요소를 사회적으로 먼저 계산한 다음 '대표적 개인'의 행복을 도출해 내는 방법이 타당하다고 여겨집니다.
    http://www.stiglitz-sen-fitoussi.fr/documents/rapport_anglais.pdf 이 레포트는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센이나 스티글리츠 등의 경제학자들이 모여 사회발전의 지표를 만들어낸 레포트인데요. 행복 자체는 아니지만, 사회발전에 불평등이라는 요소를 강조해서 참조해 볼 만 한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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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좋은 레포트 추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제가 글 쓰는 내용이 원래 약간 예시적이고 모험적인지라... 참조해서 한번 완성된 글을 쓸수 있을지 노력..해볼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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